5년 만에 다시 난임 병원 문을 열었다. 신설동 마리아병원, 이원돈 대표원장님 진료실 앞.
문고리를 잡는 손이 조금 떨렸다.
2021년, 이곳에서 이원돈 원장님께 시험관 시술을 받고 1차 만에 성공해서 지금의 아들을 만났다.
그때의 설렘과 긴장이 아직도 생생한데, 다시 이 문을 열게 될 줄은 몰랐다.
그 후 둘째에 대한 생각은 늘 오락가락했다.
“한 명으로도 충분하다”는 마음과 “그래도 한 번 더 시도해보면 어떨까”라는 마음이 번갈아 찾아왔다.
그러던 중 냉동 배아 보존 기간 만료 문자를 받았다.
3일 배양 배아 두 개. 그냥 폐기하기엔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.
“이걸 놓치면 나중에 분명히 후회할 것 같다”는 마음이 커졌고,
남편과 여러 번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눈 끝에 다시 병원을 찾기로 결정했다.
결정을 내리고 나서도 마음이 복잡했다.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밀려왔다. 그래도 “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다”는 마음이 더 컸다.
오늘 병원에 다녀온 하루
생리 3일째에 맞춰 방문했다. 거의 5~6년 만의 방문이라 낯설기도 하고,
한편으로는 묘하게 익숙하기도 했다.
대기실을 둘러보니 여전히 난임으로 고민하는 여성분들이 많았다.
그 모습을 보니 가슴 한쪽이 찡해졌다.
“나만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구나” 하는 생각과 함께,
그분들께도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랐다.
병원에서는 시술 전에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며 소변검사를 하라고 했다.
집에서도 여러 번 테스트해봤지만, 병원에서는 공식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했다.
그래서 병원에서 직접 검사를 했다.
결과가 나오기까지 짧은 시간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. 그 짧은 기다림 속에서도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.
검사 결과, 냉동해 둔 3일 배양 배아 두 개는 모두 중급 상태였다.
오늘은 초음파 검사도 받고, 배양 배아 두 개 모두 이식하기로 했고,
9월 1일이나 2일경 시술이 가능할 것 같다고 하셨다.
아르기닌 수액을 맞았다. 약 30분 정도 걸리는 수액이었다.
수액이 들어가는 동안 창밖을 바라보며 “이번에도 잘 되었으면…” 하는 마음을 조용히 담아보았다.
수액이 끝나고 처방전을 받았다.
프레다정(스테로이드), 아모신정(항생제), 파모틴정(위장약)이 함께 나왔다.
스테로이드를 복용할 때 위를 보호하기 위해 위장약이 같이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.
5년 전과 달라진 점, 그리고 지금의 마음
한 가지 분명히 달라진 게 있다. 난임 시술에 대한 정부 지원이 많이 확대되었다는 점이다.
예전에는 소득 제한에 걸려 정부 지원을 하나도 받지 못했는데,
지금은 사실상 거의 모든 난임 여성에게 지원을 주기 때문에 드디어 나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.
오늘 결제한 금액에서도 상당 부분 지원이 되어서 부담이 줄었다.
제도가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.
심리적인 부담도 예전만큼 크지는 않았다.
이미 한 번 성공한 경험이 있어서인지, “무조건 잘 되어야 한다”는 압박감보다는
“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”는 마음이 더 크다.
그래도 솔직히 말하면, 완전히 편하지만은 않다.
작은 기대와 함께 작은 두려움도 함께 안고 있다.
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.
그래도 오늘처럼 차근차근 준비하면서, 그때그때의 마음을 솔직하게 기록해 보려고 한다.
잘 되든 아니든, 이 과정도 내 삶의 한 부분으로 남겨두고 싶다.
같은 길을 걷고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와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다.
우리 모두, 각자의 속도로 천천히 가보자.